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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향 그윽한 '남해'…예술의 뜰에 머물다
등록날짜 [ 2015년08월26일 12시35분 ]


휴가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시간과 돈을 제외한 나머지 걸림돌은 어디를 가나 번잡하다는 것과 사람이 많다는 것에 있다. 바로 이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느즈막한 여름 오감으로만끽할 수 있는 예술과 치유의 힐링 명소를 찾아 남해~고성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해여행은 홀연히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었다. 지금이야 대전~ 진주 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서울에서 출발해 6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역시나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지 않는다면, 쉽게 포기하고 싶어지는 곳 또한 남해 여정일지 모른다. 그러나 고생 후 낙이 온다고 했던가. 남해는 ‘보물섬’ 이라고 명명될 만큼 어디에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움이 산재되어있다. 조금만 부지런해진다면, 그 많은 보물들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올 수 있다. 일단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남해로 떠나보자.



◈ 남해~고성 힐링을 위한 테마여행…남해,예술의 뜰에머물다


▲남해의 5개 섬을 연결하는 붉은대교 전경[자료제공=남해군]

남해의 5개 섬을 연결하는 붉은 대교의 전경은 한마디로 한 폭의 수채화다. 쪽빛 바다가 펼쳐지는 해안선 역시 ‘일점선도(一点仙島)’다. 남해는 예로부터 신선이 사는 일점선도라고 불렸을 만큼 낭만적인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남해는 데칼코마니 형태로 좌우로 나누어 돌아보는 것이 편하다. 지도상에서 오른쪽에 위치하며 삼동면 금산 동쪽에 위치한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지난 1998년 개장됐다. 산책로, 전망대, 야영장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조용히 여름휴가를 나기에는 최적이다.

전망대를 올라가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푸른 바다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곳엔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취할 수 있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산책로[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일상에 지쳤던 심신을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기에는 이만한 곳도 없다. 낚시에 취미가 있다면 휴양림 근처 내 산저수지에서 강태공 놀음을 하며 갑갑했던 마음의 여정을 풀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이번 여행의 주제가 예술과 치유인 만큼 아쉽지만 이쯤에서 내려놓자.

휴양림에서 짐을 풀고 정화의 시간을 보냈다면, 이제 근처 볼거리에 눈을 돌릴 체력이 솟아나 있을 것이다. 휴양림에서 나와 삼동면 쪽으로 가다보면, 해오름예술촌과 독일마을을 볼 수가 있다. 그곳은 푸른 쪽빛 은점바다를 앞에 두고 더 푸르른 꿈들이 자라나는 곳이다.


▲남해 해오름예술촌 전경[자료제공=해오름예술촌]
남해 해오름예술촌은 폐교된 섬마을의 아담한 학교를 불이(不二) 정금호 촌장에 의해 예술촌으로 탈바꿈한 사연이 서린 곳이다. 해오름예술촌 실내에는 촌장이 직접 수집한 각종 공예품과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도구, 골동품 등 2만 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 외에도 판화공방과 도자기실, 천연염색실에 화랑, 와인숍, 남해군 수염 바리스타 1호점, 해오름테라스, 야외조각 공원, 근대사 생활자료관, 세계 풍물전시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개인전시회는 물론 가족체험 도자기 굽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름처럼 바로 정면의 물건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예술촌의 이국적인 풍경과 어우러져 가슴 속 깊이 숨겨져 있던 감동을 끌어내기 충분하다.


▲물건초등학교 시절 사용하던 종을 그대로 보존[자료제공=해오름예술촌]

그곳에선 방문객이 낭만과 예쁜 추억을 가슴 속에 담아갈 수 있도록 매년 다양한 이야기와 연출로 볼거리를 아낌없이 내어준다. 어릴 적, 소풍을 떠나는 설렘을 안고 남해의 해오름예술촌으로 향해보자.

남해 해오름예술촌을 일컬어 ‘푸른 쪽빛 은점바다를 앞에 두고 더 푸르른 꿈들이 자라나는 곳’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야외 주차장에 들어서니 재밌는 벽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탈과 장승, 민화와 같은 한국적 요소들을 재밌게 해석해 큼지막한 돌담에 알록달록 그려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학교 운동장이라 짐작되는 야외 공간엔 아기자기한 야외 설치물들도 눈에 띈다. 여기저기 반기듯 눈인사도 건넨다. 사진도 찰칵 찰칵, 즐거움이 더해지며 본관 입구로 들어선다.입구에는 토속 인형들이 재잘거리는 듯 그 모습이 정겹다.

본관은 1층과 2층이 나뉘어져 있다. 그중 1층은 상설전시실과 체험학습 공간, 2층은 기획 전시실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정승작가 류정운 화백의 작업실 및 전시실 전경[자료제공=해오름예술촌]

먼저 과거 교실로 사용되던 1층의 자리는 그림, 공예품, 민속품 등 추억에 젖게 만드는 전시실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장승 이야기가 담겨진 류정운 화백의 전시실이다.

마을입구나 산 입구에 세워진 장승은 간간히 보았지만, 장승그림은 처음이다. 류정운 화백의 그림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는 장승에 마치 옛날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서정적으로 묘사해 순수함이 묻어난다.

또 다른 전시실 역시 옛날 농기구를 포함한 여러 물건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다. 과거에는 흔했겠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모습들이다. 어른들은 회상에 잠길 것이고, 아이들에겐 구석기 유물쯤으로 생소할 것이다. 과거 이곳이 학교였듯이 지금도 교육장의 명맥을 이어가는 듯하다.

또 다른 한쪽 편에 자리한 목공예 전시실에서는 여러 예술작품들을 한자리에 볼 수 있다. 1층 복도 끝에는 체험교육실이 있다. 자기 공예, 알공예, 압화 공예, 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무엇인가 만들 것을 상상하니 생각만으로 절로 미소가 나온다.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서니 또 다른 느낌의 전시들이 펼쳐진다. 마치 중세 유럽을 연상케 하는 범선 모형들과 갑옷 기사가 떡하니 서있는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장승그림을 그렸던 류정운 화백의 더 많은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민화나 도깨비 등 한국 민속자료를 반영한 그림과 오늘날 유명인들이 어우러진 재미난 모습.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듯하면서도 작품 곳곳에 나전을 칠해 멋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2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남해 바다의 풍광 또한 일품이다. 본관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즐겼다면 이번엔 토끼, 닭, 고양이 등 귀여운 동물들을 만나보는 센스 잊지 말자.


▲여행객을 위해 직접 핸드드립 커피를 뽑아주고 있는 정금호 촌장의 모습[자료제공=해오름예술촌]

들어갔던 사람들이 한손에 무엇인가 하나씩 들고 나오는 풍경이 색다르다. 이윽고 어디선가 은은한 커피향이 코끝을 스친다. 남해군 수염 바리스타 1호라는 예술촌의 정금호 촌장이 직접 뽑아주는 핸드드립 커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층 해오름테라스에서 바라본 해질무렵의 시원한 바다풍광[자료제공=해오름예술촌]

벤치에 앉아 또는 2층 해오름테라스에서 해질무렵의 시원한 바다풍광을 오감으로 느끼며 커피 향에 취해보는 것도 이곳에서만의 큰 기쁨이다.

남해에서의 마지막 여행지는 독일인 마을이다. 독일마을은 남해군에서 지난 2001년부터 분양을 하기 시작해 현재 독일 교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독일마을 아래쪽에는 8천 그루의 나무로 조성된, 2002년에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받은 물건방조어부림이라는 천연 방풍림이 있는데 야영 장소로는 최적이다.


▲독일마을에서 바라본 물건방조어부림 전경[자료제공=남해군]

남해독일마을은 1960~70년대 어려운 시기에 독일에 광부, 간호사로 파견되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헌신한 독일거주 교포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조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지난 2000~2006년 간에 걸쳐 남해군이 조성한 교포정착촌 마을이다.

독일마을은 천연기념물 제150호인 물건방조어부림을 바라보며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 일대 약90,000㎡의 부지에 걸쳐 조성되어 있으며, 독일 교포들은 분양받은 대지에 직접 독일에서 건축자재를 가져와 빨간 지붕과 하얀 벽돌로 전통적인 독일양식으로 주택을 건립해 현재 34동의 주택이 완공돼 있다.

빨간 지붕과 하얀 벽돌의 이국적인 풍경을 간직한 남해독일마을은 쪽빛바다를 보듬고 있는 물건방조어부림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듯하다.


▲매년 10월이면 펼쳐지는 독일인 마을 맥주축제[자료제공=남해군]

특히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이 독일에서 서로 의지하며, 익혔던 독일문화를 이젠 독일마을을 찾는 관광객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매년 10월이 되면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열린다. 세계 3대 축제인 독일 뮌헨의 ‘Oktoberfest’를 모태로 한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이색적인 독일문화 체험과 정통 독일맥주의 맛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자료 및 정보제공: 한국관광공사, 남해군, 해오름예술촌]

[파발뉴스 최남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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