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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간통죄 위헌결정, 형벌과잉 극복한 의미있는 결정
등록날짜 [ 2015년03월12일 15시15분 ]



▲이상권 변호사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1953년 이래로 처벌해오던 간통죄를 더 이상 처벌할 수 없게 됐다. 간통죄를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위헌결정의 의미는 무엇일까?

간통죄는 혼인관계 외의 성관계에 대해 국가가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다. 간통죄가 존재하는 목적은 선량한 성풍속 및 일부일처제에 기초한 혼인제도를 보호하고 부부간 정조의무를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이다.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되는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위헌이라는 결정이다.

헌법재판소의 간통죄 위헌결정의 이유는 첫째, 사회 구조 및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이 변화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다 중요시하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간통행위에 대해 이를 국가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 더 이상 국민의 인식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비도덕적인 행위라도 본질적으로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지 않거나 구체적 법익에 대한 명백한 침해가 없는 경우 국가권력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현대형법의 추세이다.

셋째, 혼인과 가정생활의 유지는 당사자의 의사에 맡길 일이지 국가 형벌권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간통을 국가가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정이다.

간통죄의 폐지에 대한 일부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사람의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형벌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의 양심과 종교, 도덕, 민사상 손해배상, 사회적인평판 등이 다 행위를 규제하며, 형벌은 보충적인 최후수단이다. 윤리도덕과 종교적인 측면에서 간통은 여전히 간통이며, 민사적인 손해배상은 간통죄의 폐지로 오히려 더 강화될 것이다. 간통죄를 폐지하는 것이 일부의 우려처럼 간통을 조장하지도 않을 것이다 간통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해서 간통이 반가치적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가 부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간통을 국가가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형벌권의 과잉행사이다. 간통죄는 그동안 가정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도 못했다. 현행법상 간통죄로 고소하려면 이혼소장을 제기하여야만 가능하다. 이혼소장을 내서 혼인관계를 해소하길 원하면서 간통고소가 가정을 지킨다는 것은 이상한 이야기다. 간통과 같은 애정에 의한 범죄에 대한 처벌에 위하력도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혼인관계를 지속하기보다는 혼인관계를 끝내며 보복에 중점이 있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혼인관계의 지속과 당사자의 애정을 형벌에 의지할 수는 없다. 가정을 지키고 혼인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은 당사자의 애정과 신뢰이지 형벌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간통죄에 대한 위헌결정은 형벌과잉주의나 국가의존주의를 벗어났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사회가 오랫동안 간통죄를 유지한 것은 우리사회가 지나치게 국가의존적이었음을 말해준다. 지금도 매스컴이나 사람들은 ‘국가가 모든 것을 다 해주어야 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곤한다. 현대복지국가에서 국가가 하는 일은 확장되었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가도 해야할 일이 있고 개입하지 말아야 할 영역이 있다. 가정은 사회의 기본단위로서 가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가정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의사와 애정에 의해 되는 것이지 국가의 형벌로 되는 일이 아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좋은 결정이다. 현대복지국가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하는 일이 지나치게 많은 사회이다. 개인이 개인적으로 해야할 수많은 일들에 국가가 개입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전통적으로 관을 숭상하는 사회이며, 개인은 무장해제되고 국가만이 무장한 사회이다. 이런 사회이기 때문에 사적인 영역에 있어 국가에 대한 의존성이 극심하며, 이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이다. 간통죄 위헌결정은 개인의 성적인 자기결정에 대한 사적인 영역을 국가가 형벌로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로 한 의미있는 결정이다.

[파발뉴스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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